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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경기장 영구결번 '42번', 메이저리그를 바꾼 한 남자의 외로운 전쟁 매년 4월 15일이 되면 미국 메이저리그(MLB) 경기장에서는아주 기이하고도 감동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소속 팀에 상관없이,그리고 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부터 이제 갓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온 신인 선수까지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등번호를 달고 그라운드에 나섭니다.전광판을 보지 않으면 누가 누구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온통 하나의 숫자로 물드는 이 날은 바로 '재키 로빈슨 데이(Jackie Robinson Day)'입니다.그들이 등 뒤에 새긴 숫자는 바로 '42번'입니다.메이저리그 30개 전 구단을 통틀어 유일하게 전설로 남은 초월적 영구결번.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숫자가 가진 무게감을 알게 된다면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짐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은 전 .. 2026. 7. 2.
"배고픈 자는 좀비가 되고, 배부른 자는 도망친다" : '킹덤'이 폭로한 재난 속 계급의 민낯 우리는 흔히 재난을 '공평한 불행'이라고 말합니다.지진, 해일, 그리고 전 세계를 휩쓸었던 팬데믹에 이르기까지자연재해와 질병은 사람의 신분이나 빈부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것처럼보이기 때문입니다.그러나 과연 현실도 그럴까요?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재난이 발생했을 때그 피해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이들은언제나 사회적 약자이자 하층민이었습니다.권력을 쥔 이들은 단단한 성벽 뒤로 숨거나 비축해 둔 자원을 통해 살아남을 방법을 찾지만,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재난 자체가 곧 생존의 종말을 의미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은바로 이 날카로운 현실적 통찰을 조선 시대라는 역사적 배경과'좀비(생사역)'라는 장르적 장치를 통해 극명하게 보여준 수작입니다.'킹덤'의 세계관 안에서 좀비 바이러스,즉.. 2026. 6. 30.
이별 후 기억 삭제, 당신이라면 하시겠습니까? '이터널 선샤인'이 말하는 망각과 사랑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합니다.그중에서도 유독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아픈 이별은오랜 시간 우리를 괴롭히곤 합니다.밤잠을 설치며 괴로워할 때,혹은 상대방의 흔적이 남은 물건을 보며 울컥 눈물을 쏟을 때,우리는 문득 이런 상상을 하곤 합니다.'그 사람에 대한 기억만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워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스마트폰에서 사진을 몇 번 터치해 영구 삭제하는 것처럼,우리의 뇌 속 기억도 깨끗하게 포맷할 수 있다면이 이별의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2004년에 개봉하여 지금까지도 수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손꼽히는미셸 공드리 감독의 영화 '이터널 선샤인'은바로 이러한 달콤한 상상에서 출발합니다.영화 속 주인공 조엘은 오랜 연인이었던 클레멘타인과의 심한 다툼 끝에청.. 2026. 6. 27.
18연패의 기적? 삼미 슈퍼스타즈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찬란한 패배의 기록 우리가 기억하는 프로야구는 언제나 화려한 우승 트로피,짜릿한 역전 홈런, 그리고 환호하는 영웅들의 무대입니다.하지만 한국 프로야구(KBO)의 장대한 역사 속에는승리의 환호성만큼이나 깊고 진한 울림을 주는 '패배의 역사'가 존재합니다.그 중심에 바로 1980년대 초창기 한국 야구를 뒤흔들었던,그러나 지금은 전설 속으로 사라진 이름 '삼미 슈퍼스타즈'가 있습니다. 1982년, 대한민국에 프로야구라는 새로운 문화가 싹을 틔우던 그 시절,인천을 연고로 출범한 삼미 슈퍼스타즈는팀 이름처럼 화려한 슈퍼스타가 가득한 팀은 아니었습니다.오히려 다른 구단에 비해 얇은 선수층과 열악한 재정 속에서매 순간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했던 '외로운 외인구단'에 가까웠습니다.특히 1985년 봄부터 여름으로 이어지는 시기,삼미 슈퍼.. 2026. 6. 25.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우리에게 남긴 것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면서도 불안한 시기를 꼽으라면 단연 '청춘'일 것입니다.그 시절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차 있다가도,작은 시련 하나에 세상이 무너질 듯 좌절하곤 했습니다.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고 현실에 타협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가슴 한구석을 뜨겁게 울렸던 드라마가 있습니다.바로 1998년, IMF라는 시대의 거센 풍랑 속에서 방영된 드라마'스물다섯 스물하나'입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남녀 주인공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리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단단한 의지,그리고 마침내 맞이하게 되는 '찬란한 실패'와 '성장'을 완벽하게 담아냈습니다.60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지나온 날들에 대한 따뜻한.. 2026. 6. 23.
우연이 만든 필연, 영화 <클래식>이 20년 넘게 우리를 울리는 이유 여름날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소나기를 맞으며하나의 외투를 머리 위에 쓰고 캠퍼스를 달리는 남녀의 모습.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혹은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던 세대라도한 번쯤은 접해보았을 한국 멜로 영화의 상징적인 명장면입니다.2003년 개봉한 곽재용 감독의 영화 클래식은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독보적인 로맨스 영화로 손꼽힙니다.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나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과 같은 명품 OST와 함께,이 영화가 지닌 진정한 힘은 바로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의 서사'에 있습니다. 우리는 왜 이토록 오래된 이야기에 여전히 열광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요?단순히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의 로맨스이기.. 2026.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