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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껴안는 법,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by 궁금해봄이6 2025. 10. 29.

우리 사회에서 ‘정상’이라는 말의 의미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익숙한 것, 흔한 것, 전통적인 틀 안에 들어가는 것이

여전히 안전지대로 여겨지는 반면,
그 틀을 벗어난 존재들은

때로는 낯설고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나 배제되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2022년 큰 화제를 모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단순히 오락을 넘어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주인공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발달 특성을 가진 변호사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 설정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기존의 법정드라마와는 결이 다른 지점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지

‘다른 누군가’를 등장시켰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다름’에 대한 태도,

‘다름’을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다름’을 품는 공동체의 가능성을 묻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맞는 사람’이 아니라
틀과 다르더라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존재와 관계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이 드라마의 힘입니다.


본 글에서는 이 작품이 우리에게 던지는 ‘다름을 포용하는 감정법’에 대해
다양성·포용의 관점에서 세 갈래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 드라마를 통해 무엇을 보고 배우고,

어떻게 각자의 삶에 적용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려 합니다.

다름을 껴안는 법,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다름을 껴안는 법,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다름’이 드러나는 방식과 그 의미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다름’이라는 개념은
외형적으로 보이는 차이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성별, 인종, 장애, 신체조건, 성격·관심사·생각 방식 등
그 대상이 되는 항목은 매우 다양합니다.
특히 우영우 가 가진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특성은
전통적인 사회 내 규범과 상호작용 방식에서 여러 가지 난제를 드러냅니다.


이 드라마 속에서 우리는

‘다름’이란 무엇인가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을 마주하게 됩니다.


첫째는, ‘틀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시선입니다.
우영우는 로스쿨 수석 졸업,

변호사시험 합격이라는 스펙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사부터 취업,

조직 적응에 이르기까지 주변의 반응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사회는 흔히 ‘정형화된 상식’과 ‘예상 가능한 반응’을 기반으로 동작해 왔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다름이 오히려 새로운 시선과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는 시선입니다.
우영우가 가진 포토메모리,

깊은 몰입력, 세심한 관찰력 등은
그녀가 가진 특성이 단지 ‘장애’ 혹은 ‘약점’만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우영우 같은 설정이 단순히 능력자를 내세우는 히어로적 재현이 아니라,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차이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담고 있다고 지적됩니다.

결국 이 드라마는 ‘같음으로 맞추어사는’ 사회보다
‘다름이 당연한’ 사회를 제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존재’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요?
그 첫걸음은 그 존재가 가진 특성을 단지 ‘극복해야 할 문제’로만 보지 않는 데 있습니다.
다름 자체가 의미를 가진 결과이며,
그 다름이 조직이나 사회에 불필요하거나 부담이 된다고 여겨지는 순간,
배제와 소외의 선택지가 다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다름이 드러나는 방식은
단순히 외형적 차이가 아니라,
그 존재가 가진 방식, 감각, 상호작용 방식,

생각하는 방식까지 포함하는 총체적 맥락입니다.

이 드라마는 그 맥락을 시청자에게 보여주며
우리가 가진 통념을 다시 들여다보도록 만듭니다.

 

 

포용이 이루어지는 감정의 흐름

‘포용’이라는 말은 흔히 ‘수용’이나 ‘용납’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포용은

단지 참고 넘어가는 수준이 아닙니다.
그것은 관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며,

상호작용을 통해 확장됩니다.


우선, 포용의 첫 단계는 ‘이해하려는 시도’입니다.
우영우의 동료들,

상사 등은 그녀의 방식이나 어려움에 대해 질문하고 듣습니다.
예컨대 반향어(소리나 말에 대한 과민 반응)를 동료가 먼저 인식하고
“반향어 금지”라는 내부 규칙을 세우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배려나 친절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한 조직이 ‘다르게 작동하는 구성원’을 위한 환경을 마련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단계는 ‘관계의 재구성’입니다.
다름을 가진 존재를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함께 일하고 배우는 동료로서,

서로의 방식 차이를 인정하며 관계를 재구성해 나갑니다.
예컨대 우영우가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과 동료가 사건을 준비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그 차이를 조정하고 보완해가며 팀으로서의 의미를 만들어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대하는 방식’을 바꾸는 일입니다.
포용은 기존의 방식이 맞지 않는 사람을 맞추기 위해
끝없이 ‘틀에 맞추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조직과 사회 구조가 ‘다르게 작동하는 사람’을 위한

다양성을 내재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마지막 단계는 ‘포용을 통한 성장’입니다.
다름을 가진 존재가 조직 내에서 인정받고
그 존재 방식이 조직의 한 방식으로 자리잡을 때,
그 관계는 단지 수용을 넘어서 서로 성장하는 관계로 바뀝니다.
이 드라마에서 우영우는

단지 ‘도움을 받아서 변호사로서 성공’하는 스토리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자신이 가진 방식과 주변의 방식이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그려집니다.
포용된 존재가 다시 조직과 사회를 바꾸는 가능성의 한 축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흐름에서 중요한 감정의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차이 앞에서 느끼는 낯설음,
관계를 위해 기울이는 노력과 질문,
기대치의 조정,
인정과 존중을 통한 상호작용,
그로부터 파생되는 변화와 성장.
이 감정의 흐름이 일상적 공동체 속에도 자리 잡을 때
다름을 가진 존재는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풍부한 다양성을 갖춘 동료가 될 수 있습니다.

 

 

일상 속 다름을 포용하기 위한 실천적 제언

드라마 속 장면들이 주는 울림을

우리의 현실에 옮기는 일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실천’들이 모일 때 변화의 물결이 시작됩니다.
먼저 개인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름’을 마주할 때 먼저 갖추어야 할 태도는 ‘질문’입니다.
나는 너의 방식에 왜 당황했나,
나와 다른 방식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나는 틀에 맞추느라 너를 보지 않았나,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일입니다.

 

 다음으로는 ‘관계 맺기’입니다.
다르다는 이유로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그 다름이 가진 맥락을 듣고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조직이나 팀 내에서 방식이 다른 동료가 있을 때
단순히 같이 일하지 않고 그 사람이 가진 방식이 왜 그런지
어떤 환경에서 더 잘 작동하는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꾸는 일’입니다.
개인 수준에서만 머물기보다 조직이나 커뮤니티 차원에서
다름이 존재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컨대 업무 방식, 커뮤니케이션 방식, 협업 방식 등에서
다양한 스타일을 허용하고 조정할 수 있는 제도나 문화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 드라마가 보여주듯이 다름이란 극복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존중하고 함께 만들어가야 할 특징입니다.

사회차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다양한 인지·감각·발달 특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인식을 키우는

수업과 환경이 필요합니다.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 을 포함한 인재관을 갖추고,
방식이 다른 인재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미디어와 콘텐츠 제작 측면에서도 다름을 가진 존재를

단순히 ‘부족함을 극복하는 주인공’으로만 그릴 것인가,
아니면 ‘그 자체로 존재가치를 가진 인물’로 그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일상 속 다름을 포용하는 실천은
편견을 넘어 공감으로, 배제를 넘어 관계로, 차이를 넘어 변화를 향해 나아갑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다름을 가진 존재를 ‘우리 안으로 들이는 것’은,
그 존재가 우리를 바꾸고 우리가 그 존재와 함께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다름’이라는 말은 이제 낯설지 않지만,
그 다름을 마주하는 태도는 여전히 숙제입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우리에게 다름을 단지 참고 넘겨야 할 문제가 아니라
함께 걸어야 할 여정으로 제시합니다.


우영우라는 인물이 보여준 것은
다름을 숨기거나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다름으로 삶을 꾸리고,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혼자 설 수 있는 힘이 아니라
함께 맞춰가는 관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태도입니다.


사회가 가진 익숙한 틀을 바꾸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한 조직이, 한 공동체가
다름을 향해 한 걸음 내디딜 때

그 움직임은 파동처럼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각자는 일상 속에서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과 마주할 때,
왜 그 방식이 당혹스럽게 느껴졌는지,
그 사람의 방식 속에 어떤 의미와 가치가 담겨 있는지,
그리고 그 다름이 우리에게 무엇을 묻는지,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그 질문이 ‘다름을 인정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다름을 고통으로 만드는 사회가 아니라,
다름이 가능성으로 작동하는 공동체입니다.
그 길 위에 우영우 가 보여준 작은 메시지가
우리 삶의 울림으로 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