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감독이라는 자리는 늘 권위적이라는 이미지가 따라붙는다.
선수들을 통솔하고,
전술을 지시하고,
실수를 질책하며,
이길 수밖에 없는 압박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세대,
특히 Z세대 선수들과의 관계에서는
이 전통적 리더십이 점점 힘을 잃고 있다.
Z세대는 위계보다 수평을,
지시보다 공감을,
통제보다 소통을 중시한다.
이들은 ‘왜 해야 하는가’를 납득하지 못하면 움직이지 않고,
납득했다면 놀라운 집중력과 몰입을 보여준다.
이런 세대와 함께 팀을 꾸려야 하는 스포츠 감독은,
단순히 전략가이자 권위자가 아니라 ‘공감자’이자 ‘소통가’로 변화해야 한다.
김은중 감독은 바로 이 전환기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U-20 대표팀을 이끌며 준결승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고,
그 과정에서 보여준 리더십은 전통적 지휘형과는 전혀 달랐다.
선수 개개인의 감정을 세심히 살피고,
때로는 친구처럼 다가서며,
실수했을 때도 먼저 다독이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김 감독은 명령하지 않고 설득했고,
질책하지 않고 공감했으며,
경쟁보다 성장을 강조했다.
이 글에서는 김은중 감독이 보여준 공감 리더십이
어떤 방식으로 Z세대 선수들과 소통을 이끌어냈는지,
그리고 그의 접근법이 오늘날 조직 전반에서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그의 리더십은 단지 축구계에 국한되지 않고,
Z세대와 함께 일해야 하는 모든 리더들에게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공감이 리더십의 새로운 언어가 된 지금,
김은중 감독은 왜 ‘미래형 리더’로 평가받는지 그 이유를 들여다보자.
감정을 먼저 이해하는 '심리적 안전감'의 설계
김은중 감독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전술이 아니라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었다.
그는 팀 내 위계 구조를 최소화하고,
선수들이 자기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회의 자리에서도 막내 선수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주었고,
사소한 고민까지 귀 기울이며 경청했다.
이런 변화는 처음에는 선수들에게도 낯설었다.
기존 감독 밑에서 훈련받아온 선수들은
‘감정을 이야기해도 될까’ 하는 망설임이 있었지만,
김 감독은 이를 인내심 있게 기다려줬다.
하루아침에 변화를 요구하기보다,
먼저 다가가고 자주 웃으며 말 걸고,
그들의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는 작은 습관들로 마음을 녹였다.
이런 반복된 경험은 선수들에게
‘이 감독은 진심으로 내 이야기를 듣는다’는 확신을 주었다.
이런 태도는 단순한 친절이 아니었다.
Z세대 선수들은 실수를 두려워하며,
평가보다는 지지를 통해 동기부여된다.
김 감독은 이를 이해하고
‘실패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했다.
그 결과 선수들은 불안 대신 도전을 선택하게 되었고,
심리적 안정감 속에서 기량을 폭발시켰다.
이는 ‘심리적 안전감’이라는 개념과도 연결된다.
구글이 진행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팀들의 공통점으로 꼽힌 것도 바로 이 심리적 안전감이었다.
김은중 감독은 이를 실전에서 구현해낸 셈이다.
그는 “감독은 두려움의 상징이 아니라
믿음의 울타리여야 한다”는 철학으로 선수들을 감쌌다.
이 과정에서 그가 자주 사용한 방식은 ‘먼저 말하기’였다.
자신의 실수담이나 불안을 먼저 털어놓으며 선수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었다.
감독이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솔직히 보여줌으로써,
선수들은 감정적으로 한층 가까워졌고 상호 신뢰가 강화되었다.
이는 Z세대의 핵심 욕구인 ‘정서적 교류’에 정확히 부합했다.
경쟁보다 성장을 중시하는 ‘코치형 리더’의 태도
김은중 감독의 또 다른 특징은
‘결과 중심’이 아니라 ‘성장 중심’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전통적 감독들이 실수를 지적하고 경기 결과를 최우선시했다면,
그는 과정을 강조했다.
실수했을 때도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를 먼저 묻고,
“다음엔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했다.
이러한 태도는 선수들에게 커다란 해방감을 주었다.
실수하면 곧바로 혼날 것이라는 두려움 대신,
실수는 학습의 일부라는 긍정적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노력이 평가받지 못할까 두려워하기보다,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는 팀 전반의 분위기를 바꾸는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누구도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 속에서
창의적인 시도와 모험적인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런 접근은 Z세대의 학습 방식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Z세대는 평가보다는 피드백,
명령보다는 코칭을 통해 더 빠르게 성장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일방적인 해답을 주기보다
스스로 고민하고 토론하게 했고,
그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적 태도를 길렀다.
이는 단순히 경기력 향상뿐 아니라 장기적 성장의 토대를 만들었다.
또한 그는 승부에 집착하지 않았다.
결승 진출을 앞둔 경기에서도 선수들에게
“우리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반복했다.
이는 결과에 대한 압박을 줄이고,
자기효능감을 높이는 효과를 냈다.
Z세대는 실패를 개인의 능력 부족으로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에,
이런 ‘무조건적 지지’는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데 결정적이었다.
김 감독은 ‘코치’의 역할을 감독보다 우선시했다.
감독이 위에서 지시하는 존재라면,
코치는 옆에서 함께 뛰며 지지하는 존재다.
그는 이 관계적 거리를 통해 Z세대 선수들과 자연스럽게 신뢰를 쌓았고,
선수들은 스스로를 ‘프로젝트의 주인’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런 주인 의식은 경기장에서의 몰입도와 책임감으로 직결됐다.
개인의 서사를 존중하는 ‘공감적 소통’의 기술
김은중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이야기’를 존중했다.
그는 선수들을 단순히 전술적 도구가 아니라
각자의 삶을 지닌 존재로 바라봤다.
부상이나 가정사 등 개인적인 배경까지 꼼꼼히 파악하고,
그에 맞춰 소통 방식을 조정했다.
이런 개별적 접근은 선수들에게 강한 신뢰감을 줬다.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고,
취미나 고민을 진심으로 묻는다는 것만으로도 큰 차이를 만든다.
김 감독은 그 사소한 부분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다.
때로는 경기 준비보다 한 선수의 마음을 다독이는 것을 우선했고,
그 진심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선수들은 ‘나는 교체될 수 있는 부품이 아니라,
존중받는 사람’이라는 소속감을 갖게 되었고,
이는 팀 결속력으로 이어졌다.
Z세대는 개성과 정체성을 중시한다.
자신이 ‘한 사람으로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
가장 큰 동기부여를 얻는다.
김 감독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었고,
선수들이 ‘한 명의 인간으로 대우받는다’는 경험을 하도록 세심히 배려했다.
예를 들어 그는 훈련 후 개별 면담을 자주 진행하며,
경기 외적인 고민까지 들어주었다.
또한 SNS 활동이나 여가생활 같은
선수들의 관심사에도 관심을 보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런 사소한 관심은 선수들에게
‘나는 존중받고 있다’는 강한 확신을 심어주었다.
그의 소통은 언제나 ‘이해’에서 출발했다.
선수를 바꾸려 하기보다 먼저 이해하려고 다가갔고,
그 위에 설득과 조언을 얹었다.
이는 Z세대의 핵심 소통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Z세대는 권위적 지시보다
‘상호 존중’ 기반의 대화를 통해 더 깊은 몰입을 보인다.
김은중 감독의 공감적 소통은 선수 개개인의 내적 동기를 자극했고,
이는 팀 전체의 시너지로 이어졌다.
김은중 감독의 공감 리더십은 단순한 ‘친절함’이 아니다.
그것은 세대적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방식으로 동기를 이끌어내려는 치밀한 전략이자 철학이다.
그는 권위적 통제를 내려놓고,
심리적 안전감을 바탕으로 선수들의 자율성을 존중했다.
결과보다 성장을 중시하며,
개개인의 서사를 존중하는 공감적 소통으로 팀을 이끌었다.
이러한 리더십은 Z세대와 함께하는 모든 조직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단순한 지시와 통제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이들은 감정을 이해받고,
의견이 존중될 때 비로소 몰입하며,
자율과 책임이 주어질 때 잠재력을 폭발시킨다.
김은중 감독은 바로 이 점을 간파했고,
그 결과 눈에 보이는 성과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팀 문화를 만들어냈다.
앞으로의 리더십은 더 이상 위에서 끌어내리는 힘이 아니라,
옆에서 끌어올리는 힘이 되어야 한다.
김은중 감독이 보여준 ‘공감 리더십’은 그 전환의 출발점이다.
그는 Z세대와 함께 ‘이겨낸’ 것이 아니라,
Z세대와 함께 ‘성장한’ 감독이었다.
이제는 우리도 그와 같은 방식으로 다음 세대와 연결되어야 할 때다.
공감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된 시대,
김은중 감독의 리더십은 미래형 리더의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